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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범고래)의 '연어 모자' 유행, 37년 만에 부활

gf81 2024. 12. 1. 13:07

최근 미국 워싱턴 주 연안에서 오르카(범고래)들이 죽은 연어를 머리에 얹고 다니는 독특한 행동이 관찰되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는 1987년 여름에 처음 목격된 후 사라졌던 '연어 모자' 유행이 37년 만에 재현된 것으로, 오르카의 문화적 행동과 지능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죽은 연어를 모자처럼 쓰고 있는 범고래

1980년대의 '연어 모자' 유행

1987년 여름, 미국 북서부 태평양 연안의 퓨젯 사운드 지역에서 한 암컷 오르카가 죽은 연어를 코에 얹고 수영하는 모습이 처음 목격되었습니다. 이 행동은 빠르게 확산되어 몇 주 안에 같은 무리의 다른 개체들과 인근 두 무리의 오르카들에게까지 전파되었습니다.

당시 이 현상은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오르카가 단순한 장난이나 유희로 보이는 행동을 집단적으로 모방하고 전파한다는 사실은 이 동물의 사회적 학습 능력과 문화적 전달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매우 정교한 행동입니다. 단순히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고도의 지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 나오미 로즈, 동물복지연구소

 

그러나 이 '연어 모자' 유행은 1988년 여름까지 지속되다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행동의 정확한 목적이나 의미를 밝혀내지 못한 채, 오르카의 일시적인 문화적 유행으로 기록에 남겼습니다.

 

2024년, '연어 모자'의 귀환

2024년 10월, 워싱턴 주의 사우스 퓨젯 사운드와 포인트 노 포인트 인근에서 오르카들이 다시 죽은 연어를 머리에 얹고 수영하는 모습이 목격되었습니다. 이는 37년 만에 재현된 현상으로, 과학자들과 고래 관찰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앤드류 푸트 진화생태학자는 "처음 이 행동을 경험했던 개체들 중 일부가 다시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르카의 수명이 최대 100년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980년대의 유행을 경험한 개체들이 아직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이번에 관찰된 '연어 모자' 착용 오르카 중 하나는 'J27 블랙베리'라는 이름의 개체로, 등지느러미가 접혀 있어 쉽게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개별 오르카의 행동을 추적하고 연구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범고래의 이름이 오르카인 이유

 

범고래의 이름 '오르카', 그 유래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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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모자' 행동의 의미와 가설

과학자들은 이 행동의 정확한 목적을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몇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식량 저장: 현재 사우스 퓨젯 사운드 지역에는 연어가 풍부합니다. 오르카들이 즉시 먹을 수 있는 양 이상의 연어를 잡아 머리에 얹어 나중을 위해 저장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와일드 오르카의 과학 연구 책임자인 데보라 자일스는 "포유류를 먹는 범고래들이 큰 먹이 조각을 가슴지느러미 아래에 끼워 넣고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 놀이 행동: 동물복지연구소의 나오미 로즈는 이 행동이 오르카의 지능과 유희성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단순히 재미있어서 하는 행동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문화적 전통: 오르카는 다양한 문화적 행동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세대 간에 전달합니다. '연어 모자' 착용이 일종의 문화적 전통으로 자리 잡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르카는 호기심 많은 동물이며, 단순히 자신의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데보라 자일스, 와일드 오르카

 

이러한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드론을 이용한 관찰 등 새로운 연구 방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오르카가 연어를 얼마나 오래 머리에 얹고 다니는지, 결국 먹는지 아니면 버리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르카의 다른 문화적 행동들

오르카의 '연어 모자' 유행은 이 종의 복잡한 문화적 행동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연구자들은 오르카 집단마다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1. 방언: 오르카 무리마다 고유한 발성 패턴, 즉 '방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언어 방언과 유사하며, 세대를 거쳐 전달됩니다.

2. 사냥 기술: 일부 오르카 집단은 해변에 올라가 물개를 잡는 독특한 사냥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이 기술은 위험하고 복잡하지만, 어미에서 자식으로 전수됩니다.

3. 켈프 놀이: 북부 거주 오르카들은 '켈핑'이라고 불리는 행동을 합니다. 이는 어미 오르카가 먹이를 찾는 동안 새끼를 켈프 숲에 두고 놀게 하는 것입니다.

4. 인사 의식: 남부 거주 오르카들은 두 무리가 만날 때 복잡한 인사 의식을 수행합니다. 이들은 서로 마주보고 줄을 서서 잠시 동안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함께 모여 사회적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5. 해변 문지르기: 밴쿠버 섬 북쪽의 존스톤 해협에 사는 북부 거주 오르카들은 '문지르기 해변'을 방문합니다. 여기서 그들은 수면 아래의 자갈에 거대한 몸을 문지릅니다.

 

 

이러한 다양한 문화적 행동들은 오르카가 단순한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사회적 학습과 문화적 전달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르카의 '연어 모자' 유행과 같은 현상은 해양 포유류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거리를 넘어, 동물의 지능과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는 중요한 연구 주제입니다.

앞으로 과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의 의미와 목적을 더 깊이 연구할 것입니다. 새로운 관찰 기술과 데이터 분석 방법을 통해, 우리는 오르카의 복잡한 사회적 구조와 문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해양 생태계 보존과 동물 행동 이해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