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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 붕괴: 마크롱 대통령의 최대 위기

gf81 2024. 12. 22. 18:30

2024년 12월 4일, 프랑스 정치계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이끄는 프랑스 정부가 하원의 불신임안 가결로 인해 붕괴되었습니다. 이는 1962년 이후 62년 만에 일어난 일로, 프랑스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습니다. 이번 사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최대의 위기로 다가왔으며,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정성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불신임안 가결의 배경과 과정

바르니에 정부의 붕괴는 2025년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공지출 감축과 증세를 골자로 한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야당은 이를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특히 좌파 진영은 사회적 불평등 확대를 우려했고, 극우 국민연합(RN)은 이민자 지원 예산 삭감 등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이러한 대립 속에서 바르니에 총리는 헌법 제49조 3항을 발동해 의회 표결 없이 사회보장 재정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좌파 연합인 신인민전선(NFP)과 극우 국민연합이 불신임안을 발의했고, 결국 하원에서 331표의 찬성으로 가결되었습니다.

"마침내 바르니에 정부가 폭력적인 예산과 함께 몰락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마틸드 파노 원내대표

 

이번 불신임안 가결로 인해 바르니에 총리는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지난 9월 5일 취임한 지 불과 90일 만에 하원의 불신임을 받은 것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위기와 대응

정부 붕괴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안겨주었습니다. 야당, 특히 극좌 정당들은 바르니에 정부에 이어 마크롱 대통령의 사임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는 "마크롱이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국민과 프랑스의 운명을 희생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것은 그의 양심에 달려 있다"고 말하며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며 사임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대신 그는 정국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히 새 총리를 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12월 7일로 예정된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에 앞서 새 총리를 임명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차기 총리 후보로는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 장관, 프랑수아 바이루 전 프랑스 민주운동 대표, 베르나르 카즈뇌브 전 총리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연말까지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프랑스 5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공공 행정이 마비되는 '셧다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후임 총리가 되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안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랑스 헌법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은 2025년 7월 이전에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의회 선거를 소집할 수 없어,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랑스 정치의 불안정성과 경제적 영향

이번 사태는 2022년 총선 결과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당시 마크롤이 이끄는 집권당 르네상스당은 의석수 245석으로 제1당 자리를 유지했으나 과반(289석) 확보에는 실패했습니다. 이로 인해 프랑스 의회는 '헝 의회(hung parliament)' 상태에 빠졌고, 정부의 정책 추진이 어려워지는 등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은 프랑스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부 붕괴 이후 프랑스 국채 금리가 독일 대비 높아졌고, 프랑스 증시(CAC40)는 작년 최고치에서 10% 넘게 하락했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맞물려 경제성장률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프랑스의 2025년 성장률을 0.5% 미만으로 전망했으며, 2025년 프랑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3%로 올해 6.1% 보다 0.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높은 에너지 비용과 금리, 국내 산업의 침체, 소비자 신뢰 하락, 기업 투자 둔화 등으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프랑스의 경제 성장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랑스의 정치 불확실성은 지난 7월 총선 결선 투표 결과 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가 되면서 시작됐다."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정은 유로존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프랑스와 독일 간의 국채 금리 차이가 100bp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로존의 두 번째 큰 경제국인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유럽 전체의 경제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프랑스 정부의 붕괴는 단순히 일시적인 정치적 혼란을 넘어 프랑스 정치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원집정부제라는 프랑스의 독특한 정치 시스템이 현재의 다당제 구도와 충돌하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총리 임명과 함께 야당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주요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이며, 2025년 예산안 통과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최악의 경우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 '셧다운'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마린 르펜을 중심으로 한 극우 세력이 정치적 혼란을 이용해 지지기반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랑스 정치의 안정을 위해서는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이 필수적입니다. 마크롱 대통령과 새로 임명될 총리는 야당과의 협력을 통해 주요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경제 회복과 사회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여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합니다.

 

프랑스의 정치적 위기는 유럽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프랑스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정치적 안정을 되찾을지, 그리고 이것이 유럽의 정치·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프랑스 정치 상황과 마크롱 대통령의 대응이 주목됩니다.